씬스틸러 김윤수와 타점왕 오스틴, 삼세판 대결이 PO 가른다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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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25·삼성)는 지난 13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이 7-4로 앞선 7회초 불펜에서 등판 지시를 받았다. 7-1로 앞선 채 시작한 7회초 갑자기 3점을 내줘 쫓기기 시작한 2사 1·2루 위기였다. 선발 레예스의 6.2이닝 역투 뒤 송은범, 좌완 이승현이 차례로 막지 못한 위기 상황이었다.

김윤수가 뒤늦게 ‘저요?’ 하듯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선배 투수 김태훈에게 멱살잡혀 불펜에서 끌려나오는 모습은 큰 화제가 됐다. 등판하라는 연락을 관중 함성에 제대로 듣지 못했다지만, 이 위기 상황에 등판하리라고 본인조차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솔직하게 보여준 장면이다.

LG 타자는 오스틴 딘이었다. 김윤수는 3구 삼진으로 오스틴을 들여보내 이닝을 끝내버렸다. 최고 152㎞ 강속구 사이에 커브를 섞었다.

깜짝 등판과 깜짝 쾌투는 계속됐다. 15일 2차전에서도 삼성은 7회초 위기를 맞았다. 선발 원태인이 역투를 펼치고 6-1로 앞선 7회초에 2사 만루 위기를 만들고 내려가자 김윤수가 등판했다. 공교롭게도 타석에 또 오스틴이 있었다.

김윤수는 다시 한 번 3구 만에 승부를 끝냈다. 역시나 시속 150㎞대 강속구 사이, 2구째에 커브를 섞었다. 오스틴은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시속 152㎞ 직구를 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삼성과 LG의 플레이오프에서 김윤수와 오스틴이 마주한 이 짧은 두 번의 대결은 시리즈 흐름을 가르는 승부처가 되고 있다. 필승계투조와는 거리가 있던, 제구가 완전치 않다던 젊은 투수 김윤수와 올시즌 KBO리그 타점왕에 오른 LG 해결사 오스틴의 대결은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같은 반전을 보여준다.

강속구를 앞세운 구위로 삼성의 기대를 받아온 젊은 투수 김윤수는 지난 7월 상무에서 전역해 복귀했다. 당시 필승조 불안을 고민하던 박진만 삼성 감독이 후반기 요긴하게 기용하려 했으나 부진해 2군에 다녀온 뒤 시즌 종료 직전인 9월말에 복귀해 2경기에 등판했다.

지난해부터 KBO리그에서 뛴 오스틴이 김윤수를 마주친 것은 딱 한 번,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9월28일 대구 경기였다. 삼성이 4-9로 뒤지던 6회초 1사 2·3루에서 오스틴은 김윤수의 3구째에 희생플라이를 쳤다. 타점은 기록했지만 당시에도 오스틴은 연달아 들어온 김윤수의 150㎞ 직구 뒤 존을 벗어나 바깥쪽 높이 빠진 커브에 스윙해 우익수 파울플라이를 쳤다.

포스트시즌에서, 특정 투수가 원포인트릴리프로 특정 타자만을 상대하는 전략은 이미 본 적이 있다. 2021년 KT 좌완 조현우와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의 대결이 최근 사례다. KT의 4승 우승으로 끝난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조현우는 1~2명씩만 상대하며 4차전까지 매경기 등판했다. 김재환과 4타석 마주했다.

득점 기회마다 조현우를 만나 좌익수 플라이, 삼진, 삼진으로 돌아서며 자존심을 구겼던 김재환은 4차전 마지막 대결에서야 3-8로 뒤지던 8회 2사후 좌월 솔로홈런으로 조현우에게 가을 첫 안타를 쳤다. 이미 우승의 기운은 KT로 기울어 있었다. 좌완 조현우를 사실상 왼손타자 김재환 맞춤 투수로 기용한 KT의 전략은 4전 전승 우승의 승부처였다.

2024년 플레이오프에서는 김윤수와 오스틴이 그런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삼성이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김윤수를 내놓고 오스틴만 상대하게 하는 이유는 하나, 구위다. 현재 삼성 투수 중 가장 구위가 강하다고 보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자꾸, 한 방이면 경기가 흔들릴 위기에서 LG의 최강타자 오스틴이 등장하고, 삼성은 그저 구위로 눌러버리라며 김윤수를 내세우고 성공한다.

올시즌 리그 최강 우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타점왕이 그닥 실적 없는 우완 투수에게 결정적인 추격 기회에서 연달아 물러난 것은 LG는 물론 오스틴에게도 매우 자존심 상하는 ‘사건’이다.

17일 3차전에서 둘의 대결이 다시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2승으로 앞섰고 위기마다 김윤수로 성공한 삼성이 이 승부를 피할 이유는 없다. 지면 끝인 LG도 정면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경기의 승부를 가를 중요한 지점에 김윤수와 오스틴이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은 정규시즌뿐 아니라 가을에도 강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20타수 7안타(0.350) 1홈런 5타점,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20타수 6안타(0.300) 1홈런 6타점을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8타수 1안타, 타점은 뽑지 못하고 있다. 흥이 잔뜩 오른 젊은 패기의 강속구 투수 김윤수와 재대결에 오스틴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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